학부모입니다 삼수계획 조언 좀
고2 때 정시한다고 자퇴했지만 그 후로 공부 안함
고3 6모 국어2 수학4
고3 8월~수능 때까지 난생 처음으로 공부 열심히 해봄. 현우진쌤 뉴런 1회독+빨더텅, 국어 마닳+이감문학연계교재+이감실모10개 보고 수능 봄. 수학사설실모는 실력이 안되서 못품. 탐구는 기출도 다 못풀고 수능봄.
고3 수능~언매 86점( 백분위 97) 확통 88점(백분위 91) 영어2등급 정법 백분위 85 경제 백분위 83
사탐때문에 서성한 모두 안되고 중대경영도 역대급으로 추합 안돌아 떨어짐(원서 쓰기 전에 재수 결심해서 안정 안 넣음)
재수생활 총평
고3때 3개월 공부하고 국어1 수학2 받았으니 요정도 하면 1나오겠지 착각하고 학습량이 부족했음
재수 결과~ 언매88점 확통84점 영어1 정법47점 사문43점
영어 사탐 올랐으나 국어수학 떨어져서 작년보다 오히려 못한 상황이 됨
수능 끝나자 마자 3일 울고 나서 자기 반성을 열심히 하더니 삼수 시작함. 중앙대 어느 과라도 붙으면 학교는 걸기로 함.
1. 수학공부량이 절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드릴 시리즈부터 인강병행해서 공부하고 있음. 드릴543드릴드 모두 끝나면 n제 + 빨더텅, 수특수완, n제 + 실모 엄청 많이, n제는 빅포텐1 4점코드 어4코드 문해전1 이해원2 빅포텐2 설맞이 문해전2 하사십 이렇게 계획함.
2. 국어는 마닳을 풀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분석이라는 걸 함. 마닳123으로 문학 비문학 모두 분석, 수특수완 문학 연계교재(강민철), 수특수완, 리트300제. 언매n제 종류별로 많이, 사설실모는 안할 예정
3. 영어는 빨더텅 풀고 나서 기출분석과 단어 복습 , 이명학 션티 조정식 모고
4. 사탐은 개념복습, 빨더텅, 유명한 실모 다 풀기
사수는 안되니까 이번에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삼수계획 조언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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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만족하고 다니지 삼수 엄청 힘들텐데
로스쿨 목표로 학벌올리려고 삼수하신다는거 같은데 리트는 시간재고 풀어보신건가요? 서울대생 리트 평균점수보다 지방 끝자락 로스쿨 합격가능점수가 더 높은데 수능국어 2등급맞고 로스쿨 목표로 학벌올리려고 삼수한다고요?
삼수 엄청 힘들다고 말려봤는데, 본인이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합니다. 재수할 때보다는 겸손해지고 태도가 많이 달라지긴 했네요. 로스쿨 워낙 장벽이 높아서 사실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하니 결과가 어떻게 되든 기회는 줘야 할 것 같아서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해보고 결과는 받아들이겠다 약속 받고 시작했어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어느정도는 상황이 달라서 직접적인 조언 드리기는 어렵겠지만
혹시 가능하시다면 제 작성글 중에 '100억을 준다고 해도' 라는 장문의 글이 있는데 한번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정도로 공부해야 미련없이 갈 수 있을지가 조금이나마 명확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녀분의 입시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딸이랑 같은 05년생이네요. 글 읽었습니다. 눈물나는 줄 알았어요. 정말 대견하고 훌륭합니다. 캡처해서 딸한테 보여주려구요. 저희 애도 그만큼 공부해서 미련 없는 한 해를 보내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공부 열심히 해본 입장에서 위의 삼수 계획 커리큘럼에 아쉬운 점은 안 보이실까요? 제가 입시를 잘 모르고 딸도 독학으로 하다보니, 후회 없는 1년을 보내기 위해 조언을 구해 봅니다.
계획을 보았을 때 흔히들 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따라가시는 것 같습니다. 정말 학생분께서 성실하게 하신다면 성적이 충분히 오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려해야 할 점은, 어머님도 해보셨겠지만 공부라는 게 양을 넣은 만큼 그대로 성적으로 산출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주셔야 합니다.
잠시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이번 수능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성적을 받은 물리학 1의 경우, 절대 양적으로 적은 공부량이 아니었습니다. N제/기출 총 11권, 모의고사 총 129회분 + a 의 분량이었는데 현역은 물론이거니와 웬만한 독학 n수생들도 이 정도 공부량을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번 수능에서 3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럼 현역때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6모 9모 수능이 각각 2 1 2로 재수때보다 높은 등급대를 유지했습니다. 공부량? 당연히 현역때가 더 모자랐죠.
요점은 이겁니다. 어느 경지 이상에서 컨텐츠를 단순히 많이 푸는 것은 확실한 고득점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잘봐야 4, 5등급대를 전전하는 소위 '노베이스' 학생들의 경우는 공부하는 끈기와 더불어 적절한 요령이 없으며, 결정적으로 공부량 자체가 모자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즉 이를 채워주면 어느 정도 성적이 오르게 됩니다만, 이 방법으로는 잘해봐야 높은 3등급이 한계입니다.
그 이상부터 공부는 '나 사용법'을 알아가는 것이 주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제풀이를 하고 나서 그 문제를 오답만 하고 버리는 게 아니라, 주로 틀리는 유형이나 자주 하는 실수, 판단오류 등을 파고들어가서 궁극적으로 '일반화된 대처법'을 도출하는 것이 문제풀이의 주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필연적으로 단순 문제풀이보다 시간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양적인 확대에 과도하게 집착하시는 것은 도리어 이러한 작업에 방해가 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양적 확대는 자녀분이 스스로 "나의 공부량에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한" 정도 내에서 확대해주시는 게 적당합니다. 과도하게 많은 n제를 푸는 것은 독이 될 수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고난도의 사설 문제들을 마주하기에 앞서 기출문제를 정말 제대로 "분석" 하시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흔히들 기출분석이라고 하면 문제를 풀고 오답만 하거나, 유형별로 모아놓고 정리하는 것 정도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별 도움도 안 될 뿐더러 새로운 유형이 나오면 일관된 생각이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무너지게 됩니다.
분석이라 함은, 기출문제를 자료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로 세세하게 파고들어가서 '이 문장/조건이 제시되면 기출에 근거해서 이러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겠군.' 같이 겉보기 유형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태도 정립의 과정으로 나아감으로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예를 들자면 '최고차항의 계수가 1인 삼차함수 f(x)'라는 발문이 주어졌을 때, 이를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기는 게 아니라, "그래. 이 함수는 삼차함수니까 개형은 크게 3가지로 정할 수 있겠고, 최고차항은 양수니까 최고차항이 양수/음수일 때의 케이스 분류를 할 필요는 없겠네. 그럼 이제 다음 발문들을 읽고 대수적으로 식을 세워서 주어진 정보들로 방정식을 풀어갈 지, 아니면 기하적으로 그래프를 그려서 조건들로 관찰할 지를 정해야겠다.",
혹은 '자연수 n에 대해서 ~'라는 발문을 읽고서 "자연수라고 했으니까 홀수와 짝수, 배수 등으로 케이스 분류를 할 수도 있겠군. 이를 염두에 두자. 그리고 뒤의 발문에서 n의 개수를 구해야 한다면 이에 관한 부등식을 통해서 범위를 좁혀야겠다." 같은 방식의 명확한 태도, 습관의 틀이 체화된 상태가 기출분석이 완성된 상태라 고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듣고 싶으시다면 재수생활 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러셀 대치학원 신성규 선생님의 학습법 특강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영상: https://www.megastudy.net/Player/kollus/player.asp?dng_kbn=23&CHR_CD=&no=45417&PlayerKbn=F&PlayerApp=N&PlayerLoc=H&userBrowser=&BrowserVersion=&PlayerTabCtrl=OFF)
이 작업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나면 어떤 새로운 문제를 풀더라도 일관된 관점과 방식으로 문제를 뚫어가면서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탄탄한 틀이 완성될 겁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개념을 복습하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드리겠습니다. 이 역시 제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현역때 9월 모평에서 수학이 말 그대로 개박살이 났습니다. 나름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계산에서 멘탈이 나가면서 그대로 3등급으로 추락해버렸죠. 그 당시 저는 엄청난 우울감에 빠져서 좌절해있었고, 그때 주변 선생님들과 부모님의 조언으로 "어차피 더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거라도 잘 마무리해보자." 라는 일념 하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풀었던 기출과 n제를 놓고 현우진의 뉴런 본교재에 틀렸던 포인트, 헷갈린 부분, 배웠지만 까먹은 것들을 다시 적었습니다. 소위 단권화 작업이라 불리는 것이죠.
그리고 나서 10월 학평을 봤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미적분 원점수 96점이었습니다. 9월 모평보다 어려웠던 시험이었지만 도리어 원점수는 올라버린 것이죠. 물론 여기에는 당일날의 컨디션 등 정말 다양한 원인이 추가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양적인 확대 후 개념의 단권화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자면 단권화는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n제 한 권 정도를 풀고 나서 틀렸던 문제를 훑어보면, 왜 틀렸는지, 무엇 때문에 틀렸는지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이를 뉴런을 비롯한 개념서의 해당 단원 여백에 출처와 함께 적어두는 겁니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문제집을 훑어보면서도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주의해야 할 점을 명심할 수 있고, 양이 점차 늘어가면서 실수하는 부분에서 또 실수를 하는 식으로 범위가 점차 겹치게 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해지게 되고 학습의 강약조절도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레 공부 효율이 올라가게 되죠.
자세한 말씀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딸도 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캡처해서 나중에 또 봐야겠어요
원서영역 꼭 성공하시고 행복한 대학생활 기원합니다
아닙니다 어머님.... 부디 따님도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적 조언할 실력은 아닌데.. 저도 올해 삼수했지만 뭔가 앉아있는 시간이 다가 아닌 거 같아요 저는 파이널 기간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수능 직전 한달 간은 기숙 쉬는 날인 매주 일요일마다 공부 안 하고 하루종일 폰하고 노래방 가고 놀았습니다(그나마 공부에 영향 덜 가게 피시방은 안 갔어요) 수능 불안해서 엄청 죽을맛이었는데 불안감 갖고 수능치러 가는 것보다 내가 원래 하던대로만 하면 된다~ 는 마인드로 일요일엔 스트레스 풀었습니다 덕분인지 수능날 긴장 덜하고 평소 실력만큼 나왔습니다
올리신 성적보면 베이스는 어느정도 있어 보이고.. 수학은 정말 시간 투자 많이 할수록 느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수가 재수보다 배로 힘들긴 할텐데 중간에 포기 안 하고, 목표 너무 높게(하루순공15시간) 안 잡고 적당히(저는주6일 10시간했습니다) 잡고 꾸준히 공부하면 실력은 늘 거예요 다만 수능은 운도 크게 작용하는 거라 자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공감되고 도움되는 말씀을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저기 윗분의 말씀과 함께 잊을 만하면 이 글을 들여다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