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막판에 하는 여러 이야기
정답이 아닌,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저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성공 비결과 스토리가 다르거든요.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흥미롭게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저는 수능만 다섯 번을 봤고, 수험생으로 4년을 살았습니다. 매해마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마음가짐도 달랐는데요, 그중에서 수험생으로서는 마지막인 해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0. 장수생들은 어느정도 잘 알 겁니다. 지긋지긋한 굴레에 빠진 느낌이고,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좋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그렇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보는 것이 좋다고들 하고 나도 그걸 알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마음을 비우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초연한 상태라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걸 스스로도 잘 압니다.
사실은 그 누구보다 간절히 이번이 마지막 수능이기를, 내 바람이 이루어져 성불하기를 원합니다.
1. 제가 장수생이던 시절에 오랜 기간 수험생활을 하셨던 분이 제게 말씀하시더군요. 이번에도 망할 수 있고, 이 시험이 내 길이 아닐 수 있음을 진정으로 통감하고 나서야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다고요.
그 말을 들은 저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될 때까지 할 생각이었고 끝까지 마음을 비우지 못했거든요. 그럼에도 그런 말을 들었던 것이 조금이라도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래는 수능날 긴장을 이겨낸 저의 방법입니다.
2. 수능 결과가 나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떨렸습니다. 수능 당일날만 또다른 내가 시험을 대신 치고 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짧습니다. 수능 시험 9시간 생각보다 금방 지나갑니다.
3. 아마도 첫 시험인 국어가 가장 떨릴 것입니다. 시험 시작 직전에 달달 떨릴 때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떨다간 제대로 집중을 못할 것 같거든요. 모두들 겪어봤겠지만 80분 내내 떨다가 결국 하나도 못 풀고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꾸 잠에 들려고 하면 잠에 안 들지만 가만히 있다보면 어느샌가 잠에 듭니다.
시험도 똑같습니다. 나는 몰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80분은 금방 지날 것이니 지난 모의고사에서 국어가 끝났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그러리라 마음 편안히 먹으세요.
4. 저는 나중에 결혼도 하고 싶고 서로 합의가 되면 아이도 갖고 싶습니다. 미래에 수능이 있을진 모르겠으나 어떤 것이든 제 아이도 나중에 중요한 관문을 거칠 것입니다. 그때 제게 묻겠죠. 어떻게 그 시절과 그 순간을 이겨냈냐고.
그 질문을 들었을 때 차마 나는 이겨내지 못했으니 너라도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하기가 싫습니다.
이렇게 이겨낸 나의 자식이니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꾹 참았습니다.
아직 저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지만, 이 이야기를 학생들과 지인들에게 들려주곤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제 아이에게도 들려줄 것입니다. 다 그때를 이겨냈으니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자랑스럽고 뿌듯한 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1 답글 달기 신고
-
좋아요 1 답글 달기 신고
-
쩝 ㅜㅜ
-
그냥 대학마다 하는곳이 다를거같긴한데 방식은 비슷할거같아서
-
고대 점공 0
왜이렇게 안차지 절반도 안들어옴
-
야간 처음 갔는데 창고정리? 이거 말고는 할만했는데 아직 담배를 못외움 언제부터 할만해질지…
-
ㅈㄱㄴ
-
올꺼면 8월넘어서 오셈 그래야 꿀빨 수있음 ㅇㅇ 일단 지금오면 지옥임
-
확인하려면 1차 합/불 결과를 등록해야 한다는데 등록을 어디서 해야 하나요? 아무리...
-
왜? 높지? 취업도 예전같지 않던데
-
1. 신은 전지전능하다 2. "전능"에 "존재하기"가 포함된다 3. 따라서 신은 존재한다
-
여자 : 대리하신다고 들었어요 남자 : 네 메이플 보스 대리컨 기사요 여자 :...
-
고대 빵 8
근데 애기능은 도대체 뭘까
-
부산대 경영 695.5입니다... 최초합은 어려울까요... 점공률은 이제 40프로네요
-
의치한 목표로 다시해볼 생각입니다 물1 물2중 어느과목을 선택하는게 나을까요?...
-
저번 여름방학에 수투 수분감 2/3정도 끝내고 이번에 기출 다시 돌리려고 기출코드...
-
제/우스 닮았냐.. 말투도 비슷한데..?
-
눈 딱 감고 들어감. 나올 때 ㅈㄴ 대견했음. 관리 폼클렌징 선크림 수분크림 토너로 시작한다....
-
몇 받아야하나요? +과탐도요..
-
텝스 비상 0
영어 6 9 수능 3 3 2인 ㅂㅅ인데.. 텝스를 영어공부겸으로 해보고싶은데요 어떤 교재쓰면 되나요
-
어그로 ㅈㅅ해요 연대 노문 14명 뽑는 과 실지원 76명 점공인원 42명 그 중...
-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ㅠㅜ
-
근데 국어 이거 4
1~4번이 확실하다면 5번은 안보고 적절하지않은 선지의 정답으로 고름? 반대로...
-
서울대 1차 합격자분들 10
-
1차합 하니까 번호가 달라졌는데 그러면 1차때 쓴 수험번호는 쓸 일 없는걸까요?
-
뀨유? 4
뀨우?
-
WASD 11
-
제가 넣은 학과는 아닌데 앞 애들 빠질지 궁금해서….ㅜㅜ 3개를 이미 다 봐서 못 봐요ㅠㅠ
-
돈잇는데 나도 그냥 때려칠까..
-
현장에서 화작 풀면서 했던 생각이랑 나름대로의 팁? 을 적어봤어요 ㅎㅎ 원래 릴스...
-
왜이러죠
-
김승리 선생님 듣고 있는데 다른 부분이 있을까요?
-
서울대 1차 합격 떴냐 10
떴으니까 올리지
-
손들고 질문해도되나요?
-
혼코노 4
제이팝 부름
-
케이크 맛잇다 7
승리쌤 감사합니다
-
공부 잘하는 학교 3점대여도 이러면 cc 가능하지 않나요 2
강남 8학군 상위권 일반고 물화생지 1,2 모두 수강 내신...
-
할 건 없고 실낱같은 희망 그거 때문에 하루하루 말라가는 느낌이고 1시간에 한번씩...
-
정시입학 기숙사 0
무조건 성적순인가요?? 서울대학기준 거리나 따른기준으로는 안뽑나요? 신입생들은 거의...
-
뭔가 욕먹을거같은 느낌이 들어서 많이 쫄리지만… ㅜㅜ 이번에 다군에 상향으로 하나...
-
맥락을 모르니 웃을수가없음
-
지금부터 공부 시작함? 국수는 감 유지만 하고 탐구 위주로 공부 시작할까 하는데
-
2등은 서폿 작년 우승 정글러? 5등
-
얼굴 말고 패션만 보면 잘입은것 같음?
-
재외동포.. 7
나라를 쪼개고 가족을 쪼개고 개인을 고립시켜 시스템에만 의존하도록하는 일련의 계획을...
-
62>63>85 강민철은 신임
-
호
-
레어 거래준비중 4
곰식이 사고싶은데 언제까지 거래 준비중이지...
-
박광일 뭐냐 ㅋㅋㅋ ㅈㄴ 재밌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