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똥
저를 의심해 보세요.
결론부터 한 문장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무줄 하나로 미래가 바뀔 수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음.. 여러분이 아무리 저를 신뢰하셔도 벌써 이 말이 믿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곧, 믿어질 겁니다. 그리고 저를 더욱 신뢰하게 되겠죠. 그러니 의심하면서 읽어보세요.
지금은 과외를 하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요, 저는 예전에 과외를 할 때 수업을 가면서 고무줄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고무줄을 착용하고 다녔죠. 물론, 머리를 묶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은 물었습니다.
쌤, 엄지 손가락에 그거 뭐예요?
저는 대답했죠.
고무줄이지~
학생들은 다시 물었습니다.
네 그건 알겠는데요, 제 말은 왜 손가락에
반지처럼 고무줄을 하고 있는가 싶어서요.
저는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고,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서랍을 뒤져봐도 괜찮은지 물어봅니다. 저는 그러라고 하죠. 결론은 거의 정해져 있지만요.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저는 왼손 엄지에 반지처럼 노란 고무줄을 끼워두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요.
허리가 아파서 왼손 엄지에 고무줄을 끼운다.. 음.. 카더라 민간요법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아주 뇌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제가 허리가 아팠던 이유는 앉아서 오랫동안 일하는데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코어 근육이 약했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러면 고무줄을 손가락에 끼우면 코어 근육가 발달하는 걸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겠죠. 그런데 고무줄을 왼쪽 엄지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는 것만으로도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저는 앉아서 일할 때 항상 손을 씁니다. 펜을 잡거나, 타이핑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볼 때 언제든 손은 제 시야에 존재합니다.
연필을 쥐어보세요. 그리고 글을 써보세요.
여러분의 엄지 손가락이 시야에 보일 겁니다.
키보드에 손을 올려보세요. 그리고 타이핑을 해보세요.
여러분의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손가락은 엄지 손가락일 겁니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이 칼럼을 읽고 있을 겁니다.
지금 어떤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내리고 있나요?
저는 왼손잡이입니다. 그래서 왼손의 엄지 손가락에 고무줄을 반지처럼 끼웠습니다.
아,맞다! 코어에 힘!
일을 하는 동안 왼손 엄지 손가락의 고무줄이 인지될 때마다 위와 같이 생각하고 배에 힘을 꽉 주고 자세를 바로 잡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코어를 강화시켜 점점 허리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야, 손가락에 그거 뭐임?
무엇가에 열중하다가 친구 또는 부모님이 여러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경험이 다들 있을 겁니다.
우리의 뇌는 정말 신비롭습니다. 물리적으로는 내 귀로 실제 들어오고 있는 소리임에도 나의 현재 상태에 따라 그 정보를 인지할 것인지, 그 정보를 차단해 버릴 것인지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 이외의 무언가를 놓친다는 의미입니다. 무언가에 몰입하는 행위는 그 이외의 것들을 내 머릿속에서 비워내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수험생으로서 무언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때로는 몰입함으로써 성장을 이뤄내죠. 그런데 중요한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입함으로써, 다른 중요한 것들 놓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점점 불균형이 찾아 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일에 집중하면서 건강을 챙기지 못했던 것이구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매번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놓치고 있는 것이 있지 않나요? 꼭 일상적인 습관만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하기로 했는데 까먹고 하지 못하고 있는 학습이 있나요? 오늘 말씀드린 방법으로 고무줄을 활용해보세요.
고무줄을 보며 그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지시키시면 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과 눈앞에 실제로(그리고 반복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고무줄을 하고 있으면 친구들이 물을 겁니다.
야, 손가락에 그거 뭐임?
내가 놓치고 싶어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단 하나의 고무줄만으로 말이죠.
옛날통닭 한 마리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속담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주변에 흔해서 평소에는 하찮게 여겨 거들떠보지도 않던 물건도 급하게 쓸 데가 있어 찾으면 없다는 의미입니다. 클립과 고무줄이 대표적인 예시이죠. 제 이야기를 듣고 서랍을 뒤지던 과외 학생들도 대부분 고무줄을 바로 찾지 못했습니다. 분명 수많은 서랍 중 하나에 넣어 놓았을 텐데 찾으려 하면 보이지 않는.. 아무리 찾아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엄마는 단번에 찾아내는 옷장 속 옷과 같은 존재입니다.
옛날통닭 한 마리 시켜먹는 건 어때?
고무줄을 핑계로 말이야ㅎㅎ
고무줄을 못 찾은 학생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해준 말이었습니다. 과외를 안 한지 오래되어서 마지막으로 과외한 학생들도 벌써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했네요. 그래서 이제 여러분에게 말해보려구요.
오늘은 밤이 너무 늦었으니 내일,
옛날통닭 한 마리 시켜먹는 건 어떤가요?
재밌게 읽었길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왜자꾸 양수 k라는데 0을 생각해서 틀리는거지
-
근데 건조해져서 핸드크림도 자주 바름
-
수2 극한 0
이렇게 풀어도 되나요? 풀이랑 좀 달라요..
-
ㄱㅇㅇ
-
밝힐 친구가 없거든
-
과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귀염귀염한 모습이 매력적이라는 말 들을 때마다 기분 좋아져서...
-
독서 8틀 문학 23, 29틀 화작 첫지문 보는 순간 멈칫했고 독서론을 풀고 얏됨을...
-
찬우쌤 종강편지 정말 정말 정말 읽고 싶은 온라인 수강생 인데요 1년간 타지에서...
-
너네 커뮤에는 현우진이 거쳐간 적 있냐?
-
10분 정도 휴르비 하겠습니다
-
11번 정도의 난이도만 있는 엔제 있을까요 간단하게 5시간 정도만 풀고 계산 감...
-
휴르비 5
한 2시간 휴릅함 ㅂㅂ
-
일단 나는 착한 글만 쓰긴 하는데 (뿌디딕) 그리고 이미 내 칭구들이랑 90명의...
-
올해 9월 학평 90 > 내년 3월 학평 96 제발..겨울 열심히 보낼게요ㅠ
-
수능가면 과탐러가 승자알듯
-
https://orbi.kr/00061719130 심지어 의대증원 예언함
-
메인 어지럽네... 만점도 생지 3등급대 될까말까한 난이도로 주제파악 못하고...
-
뭔가 흠칫해도 결국 리액션은 그 말 표면 자체에만 반응해서... 근데 딱히...
-
메인 무슨 일 2
한 분이 메인 다 차지하셨네 ㅋㅋㅋㅋ
-
둘다 화작 88인데 이거 난도 좀 있는 편 아님? 수능때 1컷은 뜨려나
-
사설로 잡친기분 1
동욱이와의 취클래스 데이트& 기출로 정상화 시켜야겠다
-
근데또 영어점수가 반대하네
-
독서 문학 언매 다 빡빡한듯..
-
나오는데 이감 파이널회차풀면 멘탈 나갈까요? 걍 쉬운거 사서 푸는게 나을까요
-
의사쌤이랑 스몰톡하다가 수험생이라니까 원서 어디 썼냐고 물어봐서 의약 교과 넣었다고...
-
문학 오답률 1위 = 절대못맞힘 답지 봐도 이해가 하나도 안되네 아ㅋㅋ
-
진학사 유웨이에서 못보나요
-
얼버기 6
11시 전에 일어났으니까 얼버기
-
한양대 1차붙음 14
아 뒤에 적혀있는 영어는 알아서 생략하삼
-
제발 과학지문 21
난 기술지문이 싫다고
-
수능에 저 보정대로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 본인 10월보정은 24145였음....
-
ㅈㄴ감격스럽다… 수능날 2 뜨면 정말 조켄네……
-
주변 친구들도 다 종합선발 떴던데 생각보다 우발을 적게 뽑나보네요? 1차 최초합하고...
-
이준구 이창용 경제학원론 펴라 P LP 참과 거짓 거짓이면서 참인 명제 양자역학... 전건긍정...
-
끊은지 3일됐는데 너무 하고 싶다….일주일을 어케 참아…
-
다들 늦잠자고있나
-
확통이 나을까요 미적이 나을까요
-
여가부, '딥페이크 대응' 위해 디성센터 확대…인력, 예산 늘린다 1
정부가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여성폭력 관련 주무부처인...
-
보니까 풀기가싫네 매섭다
-
‘시급 1440원’ 유튜브 자빱TV 스태프, 임금 청구 소송 1심 승소 4
[파이낸셜뉴스] 유튜브 채널 운영자를 도와 콘텐츠를 만드는 스태프들이 근로자로...
-
맨날 뉴스에 김건희 어쩌구 뜨던데 보면 걍 논란이 있다는 호들갑밖에없음 그래서...
-
이감 2025 제 8차 예비평가 11번(하반기 2호 패키지) 3
혹시 기억나시는분...!? 정성스럽게 설명해주시면 이만덕 드릴게여 ㅜㅜ 이중슬릿...
-
모닝 23수능 4
현역(나이상 고2)때 4뜬시험지 기억상으론 게딱지지문은 읽지도 못했던걸로......
-
브레턴 교수 증발이슈 10
그거 여기 모 유저 한분이 카더라로 쓴글인데 정론인것마냥 일파만파 퍼지는중 ㅋㅋㅋㅋ...
-
진짜 잘볼 수 있을거같은데 시간이 부족하네… 일주일도 안남음
-
수능 6일전 롤 5
목이 쌔근쌔근하게 아프고 감기로 인한 뇌멈춤이 아침에 실모치다 와버려서 멘탈나가고...
-
한화야 0
덕분에 류지혁 김헌곤만 잡아야될거같구나
그냥 지금 시켜먹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앗ㅋㅋㅋㅋ 저도 고3 때 야식 엄청 먹었던 기억이..ㅎ
어제 bbq를 먹어서 다음을 고대해야겠네요ㅋㅋ
갑자기 배가 고파지네요.. 내일 바로 황금올리브 반반 시켜먹어야겠습니다
좋은 내용입니더 내일(10분뒤) 통닭 시켜먹울게요 ㅎㅎ
헐 엄청 오랜만이에요!!
저도 내일 먹을 생각입니다..ㅎ
오랜만이네요 센세! 각종 일(국방관련..)에 몸도 안 좋아서 아쉽지만 공부를 놓고 요양중이었는데 조만간 회복하면 참전하려고요 멘탈레터 잘 보고 있습니다
에고 그랬군요ㅜㅠ 무엇보다 중요한 게 건강이라는 걸 저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얼른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발행될 멘탈레터 마무리 중이랍니다ㅎㅎ 오늘 레터도 아진바라기님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해 볼게요.
오늘 거 내용 좋았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네요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거 같아요!
배 엄청 고파지네요 감사합니다
바나나님 제가 재수학원에서 너무
좋아하게된 친구가 있는데..(공부에 방해될 정도)
그냥 번호 후련하게 물어보고 마음 정리하는게 나으려나요
숨쉬는것도 , 눈깜박이도 평소엔 자동인데
의식하는 순간 수동 되는거랑 비슷하네요
치킨이 허리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칼럼이군요. 치킨 시켜먹을 핑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