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날
오늘 저녁. 주말 자습을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아버지가 성년의 날이 내일이라며 꽃과 스킨로션을 선물로 주셨다...
/
그래 작년 5월 초 쯤 이였다.
봄에서 여름으로 슬슬 넘어가는 이시점.
내가 지내고 있던 절은 아직 봄이 머물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 벚꽃잎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을 무렵..
2달만에 나를 찾아온 대학생이 된 여자친구에게
내년엔 꼭 꽃구경도 가고... 성년의 날도 함께 보내자고 약속을 했었다.
/
문뜩 헤어진 여자친구가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해서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이제는 더이상 그 애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냥 문득 .. 그냥 문득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다.
페이스북에 가입을하고 친구찾기에서 그 친구 이름을 검색하고 한참을 찾다가 그 애의 사진을 찾았다.
타임라인에는 대학생 친구들과 계곡에 간 사진.. 꽃놀이한 사진 등등이 있었다.
그렇게 그애가 어떻게 지내나 잠시 확인한뒤
예전에 스터디를 같이하던 동생들을 찾아보았다. 대학에가서 잘 생활하고 있구나... 얘네는 아직도 서로 연락하네.
고등학교 동창들을 찾아보았다. 벌써 군대를 갔구나... 이번에 휴가를 나오나보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듯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
12월 중순. 나는 독학재수 끝에 겨우 합격한 대학의 등록을 포기했다.
결정에 후회는 없었고 2월 중순까지 학원을 갈지 혼자 공부를 할지 확실히 정해야 했다.
어머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운동도 했으며 친구와 단둘이 일본여행도 갔다왔다.
설이 지나고 곧 아버지의 강력한 압박으로 재종반에 입학하게 되었다.
/
정말 힘들게 공부했던 재수생활을 끝내고 삼수를 시작하며 내 가슴속에 확고한 나침반을 하나 넣어두었다.
잠깐 하는일이 아니고 오랫동안 그 일을 하려 한다면 그 일을 열심히만 하려고 하지 말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려고 하세요.
쉬지않고 열심히만 하려고 들면 내 페이스를 잃어버려
결국 그 일을 오래 하지 못하게 됩니다. - 혜민스님 저서 中 -
재수때는 항상 쫓기는 기분이였기에 이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내 마음속에 원칙을 정해놓았다.
수업시간엔 반드시 공부하자 주어진 자습시간은 반드시 이행하자. 주말 자습은 반드시 필수는 아니지만 필수라고 생각하고 매번 참여하자.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공부가 잘되는 날에 무리하지 않고 안된다고 조금하지 않는다. 매일 전과목을 정해진 분량만큼 꼭 한다.
쉬는시간, 공부 외의 시간은 공부를 해도 무관 안해도 무관. 스터디 플레너를 반드시 사용하자.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내가 정해놓은 원칙대로 정말 잘 살아온것 같다. 성적이 예전만큼 잘 나오진 않았지만 스스로 내 공부에 만족했다.
난 잘하고 있어 난 열심히 하고 있어.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나의 규칙이 조금씩 무너지는것 같다.
주말 자습을 늦게나오고... 나오면 식사시간에 다른 친구들과 밥먹고 동전 노래방에 가고..
여자애들한테 관심이 자꾸 가고...
나는 내가 절대 완벽한 절대의지의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저정도면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
왜 저것도 다 따라가지 못하는걸까...
나를 사랑해야하는데 요즘들어 점점 더 나를 미워하게 되는것같다.
정말 오랜만에 오르비에 들어와서 생각나는대로 적다보니 푸념만 늘어놓고 있는거 같네요..
힘냅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걸 어케 기억하고 어케 쓰는 거야
-
강k30회어렵네 0
ㄷㄷ
-
아님 그냥 실모 치고 채점 후 점수 확인만 하시나요 전 독서 문학에서 아아주 골고루...
-
개인사정으로 재수로 붙은 대학을 못 다녔음 (현 21) 재수로 붙은 대학도 그리...
-
그땐 일주일에 국어 실모 3개 이상 풀면 대평가원 논리에 반역을 든 허수취급 받음 지금은 반대인듯
-
숨마국어 이분 아시는분 연계작품 보는데 은근 그림으로 연상잘됨
-
ㄹㅇ..
-
범부한테는 너무 힘듬
-
안녕하세요!저는 현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에 재학중인 1학년입니다!현재 다들 고민이...
-
수능은 운칠기삼인데 찍기 못참거든요
-
앙
-
옛날 계정일 때 이미지 써주기 두 번인가 해줬었는데 6
진짜 모르는 분이 써달라고 하면 식은땀 흘리면서 그 분 게시글 다 보고 연구해서...
-
시험지마다 문항별로 난이도는 다 다르겠지만.. 올해 초 5등급에서 시간만...
-
?? 연계라도 봐야겠다 살려주세요
-
강준호 화학 0
내년에 강준호 선생님 현강 들을려고 하는데, 현강 전에 김준t의 개념,기출만 하면...
-
오늘부터 세뇌 시작해야지
-
그런건 없다
-
실모의 껍데기를 쓴 엔제가 맞다 이거져?
-
꼭 하기로 마음먹은거에서 하나는 못하는듯 어제도 문실정 2개 불꽃모2개 생1사1...
-
집에서 푸는 거랑 시험장 가서 푸는 거랑 15점 차이날 정도로 ㅈㄴ쪼는데.. 카페나...
-
오히려 신남
-
알려주세요 어려운 순
-
특별인출권
-
모두 기출에 출제된적이 없다고가정, 시험시간은 80분이라고 가정함. 이외에...
-
ㅈㄱㄴ
-
메가쌤들 조교 2
갑자기생각났는데 조교할라면 그 과목 수능다맞아야됨? 그조건이 뭐임? 뭐테스트보나...
-
근데 심장은 떨림
-
날씨 개따뜻함
-
뿌듯하기보다 기출이 이렇게 없나? 싶음
-
생윤 난이도 1
갑자기 궁금한데 생윤이 뒤지게 어렵게 나오면 기출만으로 1등급 맞기 불가능한가요??...
-
공부: 아야!
-
아 자야하는데 아 근데 요즘 퇴물돼서 진짜 아무도모름
-
1906보디도?
-
거긴 또 다른 세계인것같음
-
타원은하였나 무슨 은하 등광도선입니다 솔직히 이걸 문제로 낼 예정은 없어서.....
-
사실1학년이어도말이안됨..
-
전한길 쌤 참 멋지고 좋으신 분이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주시는 것 같네요 3
1. 경상북도에 있는 한 도시에서 1970년에 출생하였다. 2. 지리학에서 학사...
-
대실모시대에 이구동성으로 강k를 지목하니 궁금해짐
-
https://orbi.kr/00069663711 맥주 질문이나 전적대 질문이나...
-
난이도 어때요 맨날 더프만 보다가 이투스는 처음이네
-
너무 큐브글 자주 써서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어짜피 수능 끝나면 큐브...
-
하..................... 오늘도 실모 연계 기출 공부해야지......
-
없어졌다죠 오르비 포인트 검색하면 나옴
-
작수도 비왔는데 하루종일 어두컴컴하겄다 ㅋㅋㅋ시험보기엔 딱좋긴할듯
-
2학년 정시파이터입니당.. 25년대비 강의 들어뒀는데 26년대비 같은 강의 똑같은거...
내일 성년의날인데... 타지에서 재수중이라서.. 선물 못받을듯..ㅠㅠ 너무 슬프네요 ㅠㅠ
정말 기분좋으셨겠어요!!!
올해는 꼭 목표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ㅎㅎㅎ
재수하던 작년엔 성년의 날이 있는 지도 모르게 넘어갔는 데 반수를 하는 지금은 유독 쓸쓸할 내일 학교 생활이 그려지네요..
오늘이 성년의날인가요? 뭐하는날인지도 모르는데 제가 해당되는 나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