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언제까지 객관화할수 있는가
1월 28일은 고인이 되신 할아버지를 염하는 날이었다.
식장에서 하루밤을 샜지만 그제야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이 실감났다.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생각해본다.
생물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한다.
감정이 없어 보이는 곤충들도 자신을 밟으려는 신발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며
죽음이 임박한 반려동물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광경도 종종 보인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가장 큰 이유로 죽음 이후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죽음 후의 무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경험해 본 자의 말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분명 흔치 않은 일이며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일이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감정은 공포이다.
또한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이다.
H.P. 러브크래프트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두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죽음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처음 보는, 미지의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감기나 독감에 걸렸다고 해서 벌벌떠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온 나라가 긴장한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미지의 공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확실한 정보는 없지만)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교적 높은 전염력과 보통 감기와는 다른 심각한 치사율을 보이고
따라서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특징으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물론, 재수없게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도
우린 수많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들어도 내일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잠이 들고, 만약,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정지하면 그 땐 죽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아침 출근 길에 달려오는 차에 치일 수도 있고
여행을 떠나도 하필 내가 탄 비행기가 추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낮은 확률로 일어날 일들이지만 분명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일이다
우린 죽음과 생각보다 밀접하게 지내고 있지만 죽음을 항상 객관화한다
아무도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물론 난 죽고 싶지 않다. 왜 이런 글이나 쓰고 있을까
역설적이지만 죽음을 언제든지 내가 겪을 수 있는 흔한 일이라 생각할 때
비로소 삶의 가치와 소중함, 시간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엄숙하고도 우울한 가정 하나를 해보자
만약 오늘이 내 인생에 주어진 마지막 날이라면
난 정말 최선을 다해 내게 주어진 오늘을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답을 할 수 없다
우리는 항상 내일은 필연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우리에게 언제나 무한한 시간이 있는 줄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설사 내가 게으르고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 하더라도
나약한 인간의 본능이라도 나는 살고 싶다
우선 살아야 오늘보다 더 가치있는 내일을 기대할 수 있으며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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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갑자기 국영수 322뜨는 거 보고 정신이 나가버렸지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이 도리어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엇 같아요
한번뿐이라는 것도요 :)
아 오타 수정할라그랬는데 그새
제가 요즘 딱 이런 생각을 해요 시간은 이전에도 이후로도 무한할텐데 이 끝 없는 우주 속에 내가 아는 사람과 이 세상 그리고 나는 몇십년 잘살아야 100년이면 죽는데 천주교지만 신이란 것도 지능 높은 인간의 막연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위해 만든 추상적 존재일뿐이고 과학적으로 봐도 영혼은 존재불가 잖아요.. 그래서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아 그냥 영원히 살고싶다? 그게 정말 맞는거 같아도 그 생각 뿐.... 그래서 되게 우울한데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신분이 계서서 나름 위안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