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꼬부기 [728666]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12-29 16:36:05
조회수 8,782

시 한편이 만들어준 심찬우와의 1년 그리고 함께할 1년

게시글 주소: https://modern.orbi.kr/00014955124








안녕하세요심찬우 선생님과 함께 일하는 공감연구소 조교장 장희재입니다.



선생님의 2019학년도 첫 현장강의 수업인 센텀러셀이 끝난 


바로 오늘.



선생님과 함께 일한지 딱 1이 되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돌아보며


지난 1년을 짧게나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년 전 버스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오르비를 통해 쪽지가 한 통 왔습니다.



희재씨 번호 좀 알려주세요



그때 저는 참 순진하게도 오르비 선생님이니까 번호를 드려도 되겠지?’라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바로 제 번호를 드렸습니다.

(이때 번호를 드리는 게 아니었....)



그리고 전화를 주셔서 하신 말씀



희재씨 저랑 같이 일해 볼 생각 없으세요?



이 때 저한테 던지신 한 문장이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문학 작품 중에 첫 문장이 유명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이상 「날개」



나는 고양이다이름은 아직 없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아마 한번쯤은 어디선가 보셨을 문장들이지요.



제가 자서전을 쓴다면 제 책의 첫 문장은 아마 찬우 쌤이 저에게 해주셨던 저 말씀이 되겠지요.



 그만큼 심찬우라는 사람은 저를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를 하고 항상 남을 비교하고 의식하며 살아온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간다는 것공감한다는 것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



찬우 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열등감 덩어리로 대학 생활을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중간 중간 힘들었던 때도 많았습니다.



학교 시험기간과 자료들 편집이 겹쳐 몸이 3개였으면 좋겠다.’라고 느꼈던 정신이 없던 순간들.



언제 올지 모르는 선생님의 카톡에 답장하기 위해 늦은 새벽까지 대기하고


잠에 들어도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카톡을 확인하던 지난여름.



자료를 만들 때는 집보다 연구소와 쌤 집을 더 자주 갔을 정도로 


힘들게 일했던 나날들.



이럴 때마다 제 머릿속에는 퇴사라는 2글자 단어가 맴돌았습니다.



그렇지만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가지신 가치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시던


찬우 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수능까지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지진으로 인해 연기된 수능이 끝나고 일주일 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대치 오르비에서 2명을 놓고 시작했던 선생님의 1월부터


파이널 수업 100명을 마감하시는 선생님의 11월까지



함께 참 잘 달려왔다고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많은 것을 배웠고 인격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그렇지만 저는 끝끝내 선생님께 


그만 두겠습니다를 말할 수 없었습니다.



123공감콘서트



450명의 학생들이 심찬우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모인 그 곳에서


저는 난생처음 맛보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찬우 쌤을 믿고 함께했던 지난 1년이 보상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심찬우를 믿고 있구나.’


 심찬우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구나.’


지난 1년간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감콘서트가 끝난 후 저는 휴대폰 메모장에서


퇴사라는 제목의 글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군 입대를 1년 뒤로 미루고 심찬우와 그리고 공감연구소와 


1년 더 함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 학기를 돌아보니 한 건 없고 친구들이랑 술만 마셨던 것 같았다.’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12년간 시키는 대로 살아왔는데 대학에 왔더니 나 혼자 하라고 한다.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했던 저와 제 친구들의 고민을


지금 여러분들은 한번 쯤 고민하고 오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할 잠깐 동안의 시간조차 주지 않는


누군가의 기쁨에 공감할 여유로운 마음조차 주지 않는


질투이기심이 가득해져버린


 비상식이 상식이 되어버린 사회에 살고 있고 


변질 되어버린 사회를 바꾸기 위해 지식인을 배출해내던 대학은


 학문과 진리를 추구하는 상아탑에서 취업사관학교로 변질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자아를 상실했습니다.



 주체로서의 자아를 회복하고



이제는 상식의 시대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대학이 진리와 학문의 상아탑으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미약하게나마 함께 하겠습니다.



심찬우와 공감연구소와 그리고 여러분과 같이 가겠습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이해


공감연구소 장희재


2017.12.28.



제가 썼던 시는 https://orbi.kr/00011742809 를 읽어주세요 :)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